상관관계와 인과관계

통계자료를 관찰해 보면 한 변수와 다른 변수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을 발견할 때가 있다. 두 변수의 값이 함께 커지고 작아지는 경향을 보일 때가 있는 한편, 두 변수의 값이 일관되게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가는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해 한 변수의 값이 달라지면 다른 변수의 값도 함께 달라지는 경향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 우리는 두 변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만약 두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우리는 양자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의 소득이 커지고 작아지면서 그들의 소비도 함께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이 그 좋은 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 변수의 값이 커지면 다른 변수의 값이 줄어드는 방식으로 양자 사이에 상관관계가 존재할 수도 있다. 이때 우리는 양자 사이에 ‘음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말하는데, 어떤 사람의 교육수준과 그가 실업을 경험할 확률 사이의 관계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물론 두 변수 사이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사실 여러 변수들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의 거의 대부분이 이 경우에 속한다.

변수들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무엇인지 몰라도 그들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지만 변수들 사이에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해서 그들이 반드시 인과관계로 맺어져 있으리라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인과관계란 한 변수에 생긴 변화가 다른 변수의 변화를 유발하는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뜻한다. 석유파동이 에너지 가격의 상승을 가져오고, 그 결과 생산이 위축되고 물가상승이 일어나는 것을 인과관계의 예로 들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더 많은 교육과 훈련을 받음으로써 생산성이 높아지고 결국 그가 받는 임금이 올라가는 것 역시 인과관계의 좋은 예가 된다. 두 변수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다 해서 그것이 반드시 원인과 결과의 관계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두 변수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 어떤 인과관계도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선풍기 판매량과 청량음료 판매량 사이에서 거의 완벽한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있다. 날씨가 더워지고 추워짐에 따라 선풍기 판매량과 청량음료 판매량이 거의 똑같은 양상으로 늘어나고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선풍기가 많이 팔리기 때문에 청량음료가 더 많이 팔리거나, 혹은 청량음료가 더 많이 팔리니까 선풍기가 더 많이 팔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므로 이 둘 사이에는 단순히 상관관계만 존재할 뿐 인과관계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 경제에서 변수들 사이에 단순한 상관관계만 있는지 아니면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바로 앞에서 든 선풍기와 청량음료 사이의 예처럼 비교적 명확하게 둘 사이의 관계를 알아낼 수 있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때,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를 판단하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 예컨대 A가 B의 원인이 되고 있는지 아니면 그 반대로 B가 A의 원인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분명히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는 말이다. 좋은 경제이론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여러 변수들 사이의 관계를 올바로 정립해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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