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모형

경제이론은 경제모형이라는 구체적 형태로 표현되는 것이 보통이다. 경제모형은 현실 경제를 단순화해 축소시켜 놓음으로써 경제가 어떻게 움직여 가는지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놓은 것을 뜻한다. 우리가 어떤 공장을 방문하면 안내하는 사람은 으레 공장의 모형이 만들어져 있는 곳으로 데려가 설명을 시작한다. 이 모형을 보면 공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경제모형도 바로 이와 같은 의도에서 만드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경제모형은 수식, 그림, 말 중 어떤 형태로 표현해도 되나, 대개 수식의 형태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말로 풀어 쓰면 몇 페이지가 될 분량의 내용을 단 몇 줄의 수식으로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학의 엄밀한 논리를 적용해 논리를 전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수식에 의한 표현이 장점을 갖는다. 수식을 그림으로 바꿔 표현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림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이 방법이 자주 활용되고 있다.

경제모형은 그 내용에 따라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수백 개의 방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모형이 있는가 하면, 단 두 개의 간단한 방정식만 포함되어 있는 모형도 있을 수 있다. 미분방정식처럼 복잡한 형태의 방정식이 포함되어 있을 경우도 있고, y=ax+b같은 지극히 단순한 형태의 방정식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경제모형이라 할지라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요소들을 공통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변수

잘 알다시피 변수는 여러 가지 다른 값을 취할 수 있는 수를 뜻한다. 가격, 거래량, 이자율, 국민소득 같은 것이 경제모형에 등장하는 변수의 대표적인 예다. 변수는 경제모형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므로, 경제모형을 만들 때는 우선 모든 변수들을 분명하게 정의해 놓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가정

경제학자들은 가정을 특히 좋아한다는 말을 종종 듣는데, 이는 경제이론들이 많은 가정들을 포함하고 있는 데서 나온 말이다. 현실의 경제는 너무나도 복잡해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분석해 이론을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이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가정들을 선택해 분석하기 쉬운 상태로 단순화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일반적으로 경제모형은 우리가 관심을 갖는 변수들의 행태 혹은 경제주체의 동기 등에 대한 일련의 가정으로부터 출발한다. 경제학자들이 특별히 즐겨 쓰는 가정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다른 조건들이 일정하다면’이라는 가정이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까지 고려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이 가정을 자주 활용하고 있다. 이 가정은 라틴어로 ‘ceteris paribus’라고 표현되는데, 경제학자들이 마치 보물단지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적절한 가정을 선택함으로써 경제이론을 만드는 과정에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너무 많은 가정을 도입하면 모형에서 도출되어 나온 결론이 별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 가정이 결론을 좌우하는 상황이 빚어져 그 결론이 현실을 설명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모형을 만들 때는 꼭 필요한 가정만을 최소한을 ㅗ도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설

가설은 분석의 결과로서 얻어지는 명제를 뜻하는데, 이론적으로 도출된 결론이라는 성격을 갖는다. 가설은 여러 가지 형태로 표현될 수 있으나, 조건부적인 예측의 형태를 가질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어떤 일이 일어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형식으로 표현될 때가 많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가설은 “소비자의 소득이 올라가면 쌀 수요량이 더 커질 것이다.”라든지 “화폐 공급량이 늘어나면 이자율이 떨어져 투자가 늘어날 것이다.”라는 등의 형식으로 표현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어떤 경제모형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나쁜 것인지는 이로부터 도출된 가설이 현실의 데이터와 얼마나 부합되느냐에 의해 판가름 나게 된다. 따라서 일단 어떤 가설이 도출되면 과연 이것이 현실의 데이터와 일관되는지의 여부에 대한 검증을 받아야만 한다. 검증 결과 어떤 가설이 현실과 매우 부합되는 것으로 드러나면 그 가설은 신빙성이 있다는 인정을 받게 된다. 이 검증 과정에서 통계학적 기법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경제학자는 통계학에 대해서도 상당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해 좋은 경제모형이란 것은 거기서 도출된 가설의 예측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 예측은 평균적인 경향에 관한 것일 뿐, 세세한 모든 사항에 대한 예측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경제모형이 갖가지의 특수한 상황에 대해서까지 모두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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